매장 구성은 상권 특성을 적극 반영했다. 신세계 강남점 지하는 고속터미널과 연결돼 있어 일평균 유동인구가 24만명에 달하는 상권이다. 스파오는 전체 매장 면적 가운데 20%를 생활필수품 라인과 베이직 라인으로 구성했다. 온·오프라인 시너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매장엔 스파오의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들을 매장에 빠르게 배치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조닝을 구성했다. 무신사에서 전체 랭킹 1위를 달성한 '허니 푸퍼'와 '시티보이룩'이 대표적이다.
◆ 국내 첫 토종 SPA로 시작해 33배 성장
스파오는 해외 SPA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각축을 벌이던 2009년 국산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이랜드월드가 야심 차게 론칭한 브랜드다.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뛰어난 상품력으로 출시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 7년 만에 3000억원을 돌파하며 올해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파오는 론칭 후 탑텐, 에잇세컨즈 등 국내 SPA 시장 후발주자들을 양산하며 옷이 기획되고 나오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던 기존 시장의 관성을 과감히 깨고 빠른 반응생산으로 국내 패션시장 판도를 바꿨다.
스파오는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직장에도, 학교에도 입고 갈 수 있는 베이직함을 겸비한 상품들로 전 연령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코트, 패딩, 청바지 등 꼭 필요하고 품질이 중요한 아이템을 잘 만드는 디자인 강점과 고객 요구를 빠르고 디테일하게 확인하고 상품화해 베스트셀러를 연이어 만들고 있다.
실제 스타오는 지난해 숏패딩 '허니 푸퍼'를 40만장 판매하며 국내 패션 브랜드 중 가장 많은 패딩을 판매했다. 고객이 원하는 컬러와 기장감, 소재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출시 3개월 전부터 체험 서포터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친 덕이다.
스파오 관련 해시태그는 17일 기준 8만3000개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로 스파오와 연결된 고객은 약 200만명에 달한다. 스파오는 국내 SPA 중 가장 많은 수의 고객과 가장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의견이 그대로 제품 출시에 반영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 RFID 기술 적용한 신개념 매장, 지속가능한 SPA 등 독보적 행보 눈길
기존 SPA 매장 쇼핑의 모습을 완전히 바꾼 RFID 기술이 대표적이다.
스파오 타임스퀘어점은 찾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주변 직원을 불러 문의하는 것이 아닌 매장 내 비치된 태블릿으로 고객이 직접 재고를 조회할 수 있다. 매장에 없는 상품은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면 직원이 정해진 픽업대로 해당 상품을 가져다준다. 상품이 픽업대에 도착하면 고객에게 카카오톡 알림이 간다. 매장에 있는 모든 상품에 RFID가 달려 있어 진열 위치가 주소화되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결제 과정에서도 일반 SPA 매장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가격 태그를 찍고 스캔하는 과정이 없이 옷을 개는 것과 동시에 계산이 된다. 단순히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라 RFID로 모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고나 판매량을 관리하면서 좀 더 적중도 높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스파오는 SPA 브랜드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고객 인식을 깨기 위한 친환경 라인 출시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스파오는 2023년까지 데님 라인 전체를 친환경 소재로 생산하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는데 수량은 약 100만장 규모로 예상된다.
스파오는 생산,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가 원팀인 친환경 전담 조직을 세운 뒤 2019년 국내 SPA 브랜드 중 최초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데님 상품을 출시하고 그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현재 112개 스타일을 친환경으로 생산하고 있다. 스파오 에코 데님은 '오존공법'으로 만들어진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오존 처리를 통해 빈티지한 워싱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물과 약품 사용을 최소화한다.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은 95%, 물은 최대 95%, 전기는 최대 40%가 절약된다.
◆ MZ 겨냥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로 올해 매출 5000억원 도전
스파오는 지난해 공식 온라인몰 스파오닷컴에서만 매출 800억원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온라인 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70% 성장했다. 올해 온라인에서만 매출 13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스파오는 2020년 8월 '스파오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새롭게 단장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자연스러워진 고객에 맞춰 대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직접적인 소통 플랫폼을 통해 단순한 판매 중심인 온라인 플랫폼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주 방문하게 함으로써 데이터를 확보하고, 동시에 상품도 판매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디지털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동안 준비해온 온라인 전략과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전략이 올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고객과의 소통 접점을 늘려 올해 역대 최고 매출인 5000억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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